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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강한 진짜 이유는 '인재경영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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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기자
기사입력 2016-01-21

'인재경영'의 맥락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거쳐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져

이건희, 이재용에 '경청' '삼고초려' 휘호 건네며 ‘CEO는 사람 욕심 있어야"

▲ 삼성을 이토록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국 기업들은 단연 삼성의 ‘인재경영’을 손꼽는다.     © 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25년 동안 삼성의 여러 계열사에 몸담으면서 경영관리에서부터 인사기획, 경영혁신 주도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삼성 신화의 토대가 된 부서를 두루 섭렵한 ‘삼성맨’ 가재산씨가 삼성의 핵심 경영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책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가씨는 회장 비서실 인사팀에 재직하는 동안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일, 특히 ‘삼성 신경영’을 주도하는 사무국 업무를 담당했다. 이 기간 동안 조직혁신, 신 인사제도 기획, 새로운 경영모델에 대한 그룹 내 교육을 주관한 삼성 변혁의 산증인이다. 사실 삼성의 인사제도나 시스템에 대한 자료들은 의외로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 가씨 또한 현업에 있을 때 자료를 직접 공개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가재산씨는 최근 <삼성이 강한 진짜 이유>(한울아카데미)라는 책을 통해 “삼성에 관한 더 자세하고 본질적인 내용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작은 제도 하나라도 다른 회사에 적용될 수 있는 좋은 것은 각각의 기업에 접목되고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공개한 이건희 회장의 인재 경영철학과 리더십, 삼성의 인재관리와 조직관리 등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세계경제 판도 뒤흔든 '삼성의 인재경영'

세계를 석권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노키아(Nokia)나 코닥(Kodak), 소니(SONY) 같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조차 파산하거나 여러 가지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내수 부진과 급변하는 해외 경영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에서 제조업을 하는 기업 중에 유일하게 수년 동안 20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면서 성장을 지속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삼성전자’다. 20여 년 전만 해도 회장 이건희로부터 ‘암 2기 환자’라는 중병 선고를 받을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되지 않던 회사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단기간 내에 세계가 주목하는 초일류 기업이 된 것이다.

 

이제는 전자업계의 지존이었던 소니조차 삼성을 연구하고 있고, 세계 최강의 도요타자동차나 GE에서도 최근 ‘삼성을 배우자(Learn Samsung)’는 움직임이 일면서 삼성의 인사제도와 인재경영의 기법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삼성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한다. 삼성의 인사제도는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수준에 와 있는 것이다.

 

“기술력의 관점에서 보면 도요타, 소니, 노키아 등의 기업들은 쇠락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술력보다 경영자의 통찰력과 창의력, 즉 인재관리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제는 삼성이나 애플과 같이 뛰어난 인재경영을 통해 창의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기업들이 세계경제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에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이라는 하나의 잣대만을 들이대며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기업을 무시했다. 하지만 기술력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닌텐도, 노키아, 소니 같은 기업들이 지금에 와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술전쟁도 인재전쟁과 같다. 조직의 승패는 구성원들의 격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년 동안 삼성의 여러 계열사에 몸담으면서 경영관리에서부터 인사기획, 경영혁신 주도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삼성 신화의 토대가 된 부서들을 두루 섭렵한 산증인 가재산씨의 말이다.

 

그는 회장 비서실 인사팀에 재직하는 동안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일, 특히 ‘삼성 신경영’을 주도하는 사무국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조직혁신, 신인사제도 기획, 새로운 경영모델에 대한 그룹 내 교육을 주관한 삼성 변혁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가씨는 삼성을 나온 이후 인사관리 토털 서비스 기업인 (주)조인스HR을 창업하여 2003년부터 CEO, 임원, HR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인재 육성 등과 관련한 강의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컨설팅을 꾸준히 수행해오면서 삼성의 인사조직에 대한 강의나 세미나를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한국형 인사조직 연구회’를 만들어 회장직을 맡아 산학연(産學硏) 인사전문가 6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우리식의 한국형 경영과 한국인 특성에 맞는 인사 조직모델을 만들고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인재제일' 중시한 이병철 회장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교육비는 절대 손대지 말라"

'질 경영' 이건희 회장 입버릇처럼 "1명의 천재가 10만~2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삼성의 인재경영은 고 이병철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큰 틀에서 맥락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을 이토록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20년 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2013년 세계 최대 브랜드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8위까지 올랐다. 그룹 전체 연계매출도 13배로 껑충 뛰었다. 세전이익은 8000억원에서 20년 만에 38조원으로 47배가 증가했다. 시가총액도 44배를 기록했다.

 

삼성을 이토록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국 기업들은 단연 삼성의 ‘인재경영’을 손꼽는다.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인재경영의 요체는 무엇이며 삼성이 인재경영에 강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희 회장이 몇 년 전 아들인 이재용에게 두 개의 휘호를 건넸다고 한다. 하나는 이병철 창업주로부터 이어져 온 ‘경청(敬聽)’이었고, 또 하나는 ‘삼고초려(三顧草廬)’였다. 삼성그룹 후계자의 경영수업 과제로 ‘삼고초려’가 추가된 것이다. 이 회장은 200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의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본능적으로 사람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인재에 대한 욕심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삼고초려, 아니 그 이상을 해서라도 반드시 그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즉, 삼고초려는 삼성 특유의 인재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휘호였다.”

 

이 일화는 삼성의 인재경영이 고 이병철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큰 틀에서 맥락을 이어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병철 회장의 인사철학인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는 이건희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한자성어는 중국의 사서 중 하나인 ‘송사’에 나오는 것으로 믿지 못할 사람은 쓰지 말 것이며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인재제일을 그룹 경영이념으로 삼아 인재에 대한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평생을 인재경영에 매진했다. 특히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교육비는 절대 손대지 말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가재산씨는 삼성을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삼성의 인재경영을 첫 번째로 꼽으면서 “천연자원이 거의 전무하고 인적자원이 전부인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급격하게 ‘성과주의’ 인사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공조직이든 사기업이든 인재가 가장 중요한 ‘인재경영’의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불량 생산을 범죄로 규정한다”며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경영을 과감히 버리고, 질 위주로 간다”고 질(質) 경영을 선언했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인사팀에 재직하며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일을 맡았던 가재산씨는 “이건희 회장이 사장단에게 지시한 사항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이건희 회장은 질(質) 경영을 위주로 한 신경영 1기에서부터 인재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과감히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2006년부터는 ‘창조경영’을 화두로 천재경영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과거의 전제 군주주의 시대와 현존하는 독재 및 아직도 잔존한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10만~20만 명이 군주와 지배자를 먹여 살렸지만 현대 자본주의와 정보화 사회에서는 1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이 회장은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의 강점은 조직구성원들이 한마음 한 방향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

이건희 회장 인텐시브 강조 조직활성화와 개인 창의력 발휘의 바탕이 된다는 신념

▲ 이건희 회장은 질(質) 경영을 위주로 한 신경영 1기에서부터 인재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과감히 실천에 옮겼다.

삼성의 사람, 조직, 조직력 '완전 막강'

또한 그는 삼성이 강한 진짜 이유는 “사람, 조직, 조직력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삼성그룹 인재경영의 핵심적인 비결과 관련해 “삼성의 강점은 조직구성원들이 한마음 한 방향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이 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최고경영자의 분명한 비전과 일관성 있는 경영철학 및 실행력, 둘째, 이를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밀고 나갈 수 있는 조직력, 셋째, 조직·인력·시스템을 한 방향으로 밀고 가는 문화와 정신, 넷째, 열정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중요한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모든 구성원의 의식을 한 방향으로 통일시켜 강한 문화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삼성은 이 같은 조건들이 다른 어느 기업보다도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의 가장 대표적인 인재관리 방법은 조직 내 전체 인재들을 성과와 역량에 따라 A급인재, B급인재, C급인재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A급 인재들의 역량은 계속 유지시키고 B급인재와 C급 인재들의 부진 이유를 파악해 A급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인센티브 신봉자다. 인센티브는 조직활성화와 개인의 창의력 발휘의 바탕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할 만큼 엄격하다.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시정이 안되는 임원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에도 거리낌이 없다. 즉 신상필벌제도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인재 관리 전략은 상당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핵심인재 정착을 위한 멘토제도, 인력의 퇴직 가능성을 관리하는 퇴직 조기경보체제, 가족까지 챙기는 집안일 지원체제, 파격적 보상과 인센티브 등이 핵심이다.

 

우수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해서 결코 우수한 조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우수한 조직을 갖추더라도 리더십이나 스피드와 같은 조직을 한 방향으로 추진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인 조직력이 없으면 남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은 분명 남다른 조직력을 발휘하여 불과 20년 만에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은 처음부터 우수한 사람보다는 될성부른 사람을 뽑아 교육을 통해 우수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삼성의 교육은 신입사원 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삼성에 다니는 내내 교육받을 기회가 열려 있다. ‘교육이란 부진한 사람이 받는 보충수업’식으로 인식하는 일부 기업들도 있지만, 적어도 삼성에서는 그렇지 않다. 즉, 삼성에서는 낙오자나 부진한 사람이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능한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가 열려 있다. 그야말로 교육은 성과가 좋은 사람에게 조직이 베푸는 보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교육의 특혜를 받은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들이며,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삼성인들은 교육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교육을 받기 위해 성과를 높이고자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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